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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자동차와 함께 사는게 불행하다면!
자동차와 함께 사는게 불행하다면!

[한겨레 2004-05-07 18:32]


[한겨레] 국내 어느 자동차보험 광고에 이런 대사가 나온다. “…내 차는 가만히 있었는데 말이지, 옆차와 와서…, 경찰서에 오라 가라…, 30년 무사고가 말이야 이 꼴을…” 애꿎은 접촉사고가 난 뒤 수습하느라 애먹은 운전자의 넋두리다. 그러나 십중팔구 억울한 이 운전자, 자동차가 정비소에서 나온 다음날이면 다시 밀리는 도로에 꾸역꾸역 차를 들이밀 것이다. 30년 운전습관은 흡연습관과 마찬가지로 고치기 힘든 ‘중독’에 가깝기 때문이다.
15년 넘게 교통 개혁 운동을 벌여온 지은이는 ‘자동차를 버려라’라고 말하지 않고 ‘자동차와 이혼하라’고 말한다. 그 차이는 뭘까. 그는 운전자들의 자동차 사랑이 여러 면에서 결혼과 닮았다고 말한다. “일단 엮어들고 나면 다시 벗어날 방도를 찾을 수 없는 관계”라는 점에서 그렇다. 그리하여 ‘이혼하라’는 말은 “비참한 결혼생활(익숙하지만 짐스럽고 싫증나지만 나쁜 습관처럼 버리기 힘든)처럼 된 차와의 관계를 떠나 더 나은 관계를 찾으라”는 것이다. 지은이는 자동차의 발명과 함께 기업과 언론, 정부의 ‘중매’로 사람들이 자동차와 사랑에 빠지기까지의 역사와 로맨스의 완성이 낳은 갖가지 문제점들을 실증적으로 보여준다. 문제점, 다시 말해 이혼사유는 누구나 알고 있는 것이다. 환경오염, 운전자의 건강문제, 어린이 사망원인 1위가 된 교통사고 문제 등등. 지은이가 내놓는 비판의 근거들은 대부분 교외주거가 정착되고 지하철, 버스등 대중교통 시스템이 부족한 미국의 경우이기는 하지만 교통체증, 사고, 자동차 매연 등이 심각한 사회문제가 된 우리 나라도 이제는 이런 문제들에서 예외가 될 수 없다.

이혼이 그렇듯 자동차와의 결별을 위해서는 운전자의 ‘독립’을 위한 제도적 정비가 중요하다. 대중교통 시스템의 개발과 주차공간 문제의 효율적 해결등이 여기에 포함된다. 그러나 그못지 않게 중요한 건 차와 헤어져 독립생활을 즐기려는 개인들의 의지와 실천이라고 이 책은 말한다.

김은형 기자 dmsgud@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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